한식대첩

2014.07.14 11:36 from 일상茶房사

일요일 새벽에 한식대첩 9편을 몰아보고, 오늘(2013.12.2.) 한식대첩 마지막 한 편을 다보았다.


음식이란 것은 향토의 환경이고 문화이고 역사이다. 근래에야 사통팔달에 조선팔도가 반나절지간이라 그 색이 옅어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살아보면 그 음식이 그 동네의 최고 문화이다.


최근에는 서울음식하면 색이 없다. 황교익선생과 정은숙여사는 서울을 먹다를 통해 근대 이후의 서울음식을 풀어낸 바가 있지만 사실 그것은 우리 근대사의 음식이지, 서울음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본디 서울사람을 서울깍쟁이라 하였는데, 그 말이 음식에 가장 잘 드러난다.


원래 서울사람을 깍쟁이라 하였으니 곧 서울의 품성이다. 개수구에 고춧가루 한 점도 버리지 않는 것이 서울의 습성이지만, 곧 손대접만은 융숭하였다. 또 우거지 먹고도 이를 쑤신다 하였으니 서울깍쟁이의 습성이 그러하다.


한식대첩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그 지역의 재료나 풍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지역음식버라이어티 프로그람이었다. 제주도가 그러하였고, 전남이나 경남이 그러하였고, 특히 경북이 제일 맞았다. 시속에 이르기로는 경상도 음식이 최고 맛이 없다고 하였는데 가장 어리석은 소리다. 사실 부산음식은 맛이 없는 것이 맞다. 특히 부산 생탁은 그게 막걸리냐. 하여간 경상도 음식이 맵기만 하다는 우민이 있는데, 사실 경상도는 매운걸 제일 잘하는거지 매운거만 만드는게 아니다.


돔배기가 나온 것이 그러하였고, 특히 마지막화에는 포항 문어와 안동 간고등어, 안동 참마가 나왔는데 사실 다른거 썼으면 오히려 이겼을거 같은데.... 하여간 서울깍쟁이나 강원도, 경남의 습성이 그대로 드러난 수작이다.


며칠전에 집에 가는길에 이문동 철물?전기? 점포 앞에 노상좌판이 깔린 것을 보았다. 양미리와 미역, 귤이 놓인 안바란스한 좌판이더라. 양미리가 반가워 보고있자니 철물점에서 난생 처음보는 사내가 나와 묻는 것을 보니 아마도 좌주인가 보았다. 이 양미리 한 두름이 얼마요 하니 삼천오백원이라 하였다. 서울은 물산의 집합이라, 경상도에서도 두름에 오천원씩 할 때가 있었는데 서울에서 만나니 반갑기 짝이 없었다. 이것 나중에 오면 있소 하니 자기도 잘 모른단다. 다음에 오겠소 하고 발길을 돌렸다.


보통 경상도 별미하면 과메기를 떠올리지만, 양미리에 비하면 찌끄레기에 불과하다. 양미리 한 두름 스무마리에 오천원 안짝으로 사는데, 그 중 으뜸은 알을 잔뜩 품은 것이다. 굴비와 같이 배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알을 품은 것이 있는데 곧 소금을 쳐 구워먹으면 천하별미가 따로 없다.


내가 일전에 이 양미리 공부를 해보려고 샅샅이 뒤져보았는데, 혹자는 양미리가 곧 까나리라 하고, 혹자는 이 양미리와 까나리는 다른 종으로 학명까지 다르다 주장하는데 어느 쪽이 진실한지는 아직도 분간을 못하겠다. 하여간 겨울에 양미리에 막걸리 한 잔하면 죽인다.


한식대첩 꼭 봐라, 두 번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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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천어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