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뻐쓰와 더불어

(7)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날/센트럴시티 上

고영아범 2017. 10. 31. 14:48


 앞서 누누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도심에 산개한 터미널은 편리성과 함께 일각에서는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무론 도심에 터미널이 있으면은 버스를 손쉽게 탈 수 있고, 그렇겠으나 이 뻐스가 도심에 자꾸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길이 막힌다는 말이고 또 소요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당시의 도심 고속버스 터미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각 회사의 별로 세워져 있던 것이라 무슨 가건물을 불법으로 증축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회사도 있었고, 또 지금의 동대구 고속버스터미널과 같이 행선별로 또 터미널을 찾아서 다닌다는 것이 편리한 일은 아니었다. 1975년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지금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교통부 용역자료로 제출한 바에 따르면 시내에 7개의 터미널이 대부분 시설이 부족하나 이용자는 일 평균 8만 7천여 명에 이른다고 하였다. 터미널에서 고속도로 입구까지는 10분에서 최고 27분까지가 걸린다고 하였으니, 당시 경부고속도로의 입구가 한남대교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반포동 터미널에서 반포IC까지 걸리는 소요시간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교통부는 당시 7개 터미널 가운데 동대문과 동양, 한진(상기 2개 터미널 모두 서울역 인근)은 1975년 말까지 기한부 허가한 것이고, 나머지는 정류장법 이후 유예기간을 어기고 영업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1975년 4월 14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그리하여 결국 서울시는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를 모조리 반포동으로 옮기고 당산동과 성북역 주변에도 터미널을 세워 3개 터미널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의 모습을 생각하면 당연히 그리되지 못했다. 이른바 강남버스종합터어미널로 불리게 된 반포동 터미널은 당시 개발을 시작한 영동지구 아파트단지 근처에 세워지게 되었으니,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고속도로와 가깝다는 것과 함께 새로 개발을 시작하는 남서울에 모든 것을 쏟겠다는 당시 구자춘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것은 아니었을까. 당시 로마의 네로 황제에 빗대어 구 네로라 불리던 구자춘 시장은 영동지구 개발을 위해 강북 명문고를 영동으로 보내는 한편, 온갖 대책을 강구했으니 이른바 유흥업소의 강남이전에 이르는 영동 개발 정책의 일환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975년 6월 28일자 동아일보1975년 10월 29일자 동아일보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듬해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반포동 터미날 이전계획은 또 돌연 엎어지기도 하였고(아래 가운데 기사 참조), 그러한 상태 속에서도 조금씩 나아가 서울의 고속터미널로서의 위용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익히 알다시피 이 반포동 터미널, 즉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옆에는 센트럴시티라는 또한 걸출한 터미널이 있는데 이 터미날은 종래 강남고속버스터미날에 대비되는 서울종합터미날로 등장한 것이었던 것이었다.


1976년 8월 12일자 동아일보1976년 8월 28일자 동아일보1976년 11월 6일자 동아일보


1976년 8월 31일자 광고


 반포동 터미날, 즉 강남고속버스터미날은 이후 1978년도에 착공하여 1981년도에 그 위용있는 지금의 건물을 드러내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종다양한 목소리와 잡음이 있었기는 하였지만 말이다.


1978년 11월 25일자 광고


1977년 8월 12일자 동아일보1978년 3월 13일자 동아일보1978년 11월 23일자 동아일보


1981년 3월 19일자 경향신문1981년 9월 28일자 경향신문


 아래는 1975년도 당시 영동지구의 항공사진이다. 좌측 하단에 뭔가 꾸물꾸물한 것이 있는데 이것이 무슨 버스정류장이 아닌가 싶다. 하여간 당시 영동지구 허허벌판의 모습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아래는 1978년부터 1982년까지의 반포동 터미널 일대의 항공사진이다. 좌측 상단, 즉 북측으로 반포우성아파트와 신반포 4차 및 6차 아파트가 순차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그앞에 길게 늘어선 건물이 반포쇼핑센터이다. 좌측으로 현 센트럴시티, 즉 서울종합터미널이 보이는데 이 기나긴 여정은 다음 이야기에서 할 것이다.

 


 아래는 1990년부터 2010년까지의 항공사진이다. 좌측으로 센트럴시티가 세워지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하간 이러한 곡절을 겪어 반포동 터미날은 도심의 7개 터미날을 대체하는 터미널로 태어난 것이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다음에는 센트럴시티, 즉 서울종합터미널을 간략히 살펴보고 또 시간이 나면은 남부터미널도 보고 뭐 그렇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