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전에 이야기한 산개한 시리즈에서 동마장도 떠났고, 서울역도 떠났고, 시내와 동대문도 떠났으니 남은 것은 용산시외터미널이었다. 그런데 이 용산이라는 땅 자체가 나쁘지 않기도 하였거니와 앞서 본 반포동 터미널의 우여곡절 끝에 시외터미널 부지가 없어 갈 곳을 잃은 용산이 되어버린 처지였던 것이었다.
그런데 땅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서초동 트럭터미널 부지였다. 서초동 트럭터미널은 1972년도에 화물트럭터미널로 계획되어 1975년에 개업하였던 것이다. 물론 버스와 마찬가지로 화물트럭의 도심진입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그런데 알다시피 당시에 성동구 서초동이던 이 지역은 남서울개발과 더불어 영동과 쌍벽을 이루는 도심으로 거듭나게 되었으니 트럭터미널은 명색이 살지 않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이 용산터미널을 갖다가 떼버려야겠으니 결국 트럭터미널은 떠나가고 이른바 서울남부시외버스터미널이 들어서게 된 것이었다.
1972년 | 1974년 | 1980년 |
저 1972년도 사진은 내가 찍어는 놓았는데 세월이 하도 흘러 어디가 지금의 남부터미널 자리인지를 까먹었다. 여하간 1974년에는 건물이 들어섰고, 1980년의 사진을 보면은 한국트럭터미널주식회사라는 글자가 뚜렷하게 보인다.
1972년 4월 26일자 동아일보 | 1974년 6월 28일자 매일경제 | 1975년 4월 11일 동아일보 |
기사에서 나타나듯이 화물트럭터미널은 당초에 서초동에 조성할 계획이었는데, 1972년 기사에서는 영등포구라고 나오다가 1974년 기사에서는 성동구로 나온다. 이 동네 자체가 당초에 시흥군에 속하였다가 나중에 영등포를 거쳐 성동구로 넘어갔고, 다시 강남구와 서초구로 넘어간 동네라서 그렇다. 그리고 이 서초동 이외에도 여럿의 트럭터미널을 조성하였다가 나중에 당산동에 있던 터미널이 신정동으로 가게 되는데 이것이 서부트럭터미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이 트럭터미널은 시외터미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가 훗날 다시 시외터미널로 거듭나게 되는데, 앞서 본 여타의 터미널과 같이 이전한다고 한 것은 1985년이었으나 실제 이전은 1990년에야 이루어졌다.
1985년 9월 7일자 동아일보 | 1989년 5월 26일자 동아일보 | 1989년 9월 4일자 동아일보 |
1990년 6월 14일자 동아일보
1989년 9월 4일자 기사에서 2층 가건물을 착공해 이전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도 있는 건물이다(...). 당초에 이 남부터미널은 1988 서울올림픽을 겨냥하였으나 미끄러졌던 것인데, 진로가 터미널을 짓네마네하다가 또 진로가 엎어지고 그래서 아직도 저 지경이고 그런 것이다.
1989년 | 1991년 |
1999년 | 2010년 |
위의 사진을 자세히보면 트럭터미널의 잔해(?)가 해체된 모습과 그에 따라 터미널의 구획, 그리고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는 장면이 명확하게 보인다.
드디어 뻐스와 더불어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다음 이야기는 그 외, 기타 터미널에 대해 찾아보기로 할 것이다.